감독 : 대니 보일
출연 : 데브 파텔(자말 말릭), 프리다 핀토(라티카), 마드허 미탈(자말의 형, 살림)
빈민가 출신의 고아 자말이 거액의 상금을 거머쥔것처럼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아카데미에서 8관왕에 올랐다.
언뜻보면 발리우드 영화 같아서, 외국어 영화상 후보정도 될법한 이 영화가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제 81회 아카데미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아카데미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일까?!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이다.
<자말과 살람형제>
2006년, 뭄바이.
빈민가 출신의 18살 고아 자말은 거액의 상금이 걸려있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최고 인기 퀴즈쇼에참가한다.
처음에는 모두에게 무시당했던 자말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된다.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가 승승장구하자 경찰은 그의 부정행위를 의심하고 급기야 사기죄로 체포한다.
하지만, 결국 자말이 살아온 모든 순간이 정답을 알 수 있는 실마리였다는 것과 그가 퀴즈쇼에 출연한 진짜 목적이 밝혀지게 된다.
그렇게 하나뿐인 형과 어렸을 때 부터 운명이라 믿었던 여자 라티카에 얽힌 오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말과 살림 그리고 라티카, 어린시절의 세 사람>
영화는 시작부터 빈곤과는 어울리지않게, 아이러니하게도 경쾌하다.
빈민가 소년들이 경찰을 피해 쓰레기더미속을, 미로같은 골목길을 도주하는 모습은 역동적이다못해 경쾌하여,
사뭇 어떤 놀이를 하는것처럼 그들이 쫓기는 이유를 잊을지경이다.
그들의 가난은 그저 배경일뿐이다.
이 시작은 영화전체를 말하는듯하다.
불우하지만, 마음 착한 소년 자말이 사랑의 힘으로 운명을 이기고 인생역전에 성공하는 스토리는 잘 짜여져 있고 리드미컬하게 전개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퀴즈쇼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며 자말을 빌어 인도의 어제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심각한 비판의 길을 걷는다기보다 현실을 살짝살짝 건드리며,
난관을 헤쳐나가는 빈민가 출신 소년 자말의 지고지순한 운명적인 사랑에 포커싱을 맞춘다.
<똥통에 빠지면서까지 받고싶었던 발리우드 배우 아미타브 밧찬의 사인>
이슬람과 힌두교라는 종교적 갈등으로 희생되던 사람들.
고아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것을 넘어서, 일부러 장님으로까지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폭력의 길을 걷게 된 형의 첫살인.
퀴즈쇼의 답들과 이런 굴곡진 삶들의 연결고리가 밝혀지는 과정은 자뭇 흥미진진하다.
<사랑을 얻은 자말과 라티카>
<영화의 끝부분은 발리우드영화처럼 춤으로 마무리된다>
그렇다면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정도의 영화인가?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감동에는 한발짝 멀어진...
아카데미를 사로잡듯 내 마음까지는 사로잡지는 못한 영화다.
하지만 인도의 현실을 영화 한편에 담은 것 같아 꼭한번 봐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