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고 네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겠지. 그건 나의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보여주는 거야!"
<어린왕자> 여우의 길들이기 방법 중에서
"목요일 10시부터 1시까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폴로라이드 사진 정윤수 메모 중에서
공지영의 원작을 보지 못했지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란 영화만으로 얼마나 힘들여 쓴 소설인지 느낄 수 있었다. 마라톤을 쉼없이 뛰어 골인점이 보이자 다리가 풀리듯 영화를 보는 내내 차곡차곡 쌓아온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머리에 먹물이 많이 드신 분들은 사형제도에 대해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다고들 말씀하시겠지만 나는 사람은 정말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강하게 지배했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충분히 사랑하지 않고 사는 나는 정말 배부른 사람이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리고 사랑이 서툰 사람들의 기술(?) 전수책, 어린왕자를 다시 뒤적이게 되었다.
전설적인 작업멘트 잠시 감상하자!
네가 내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기 전에는 난 내 모습이 어떤지도 몰랐어. 더구나 네가 내게 말을 걸기 전에는 난 말도 할 줄 몰랐단다. 그래서 만일 네가 없다면.... 내 모습도 볼 수 없을 거야. 넌 내 거울이야 나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지.
<어린왕자> 어린왕자와 별의 대화 중에서
"모든것이 나를 외면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사랑이 있는걸 알았습니다."
"사랑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 할 수 있고..용서 받아본 사람만이 용서 할 수 있다는 걸....,알았습니다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정윤수 대사 중에서
2000년 겨울, 생텍쥐페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어린왕자> 칼라판을 샀었다.
마치 귀한 물건인양 책넘김 자국도 남기지 않고 읽었다. 정말 읽을 때마다 새로운 책이다.
<어린왕자>가 볼 때마다 새로운 건 나의 '관계맺음'들이 시간과 함께 새로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왕자가 "꽃들은 정말 모순덩어리거든요. 하지만 꽃을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엔 나는 너무 어렸어요."라고 했던 것처럼 나도 모든 '관계맺음'들을 이해하기엔 처음부터 성숙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우리는 보통 20대에 어린왕자의 새침한 "꽃"을, 30대엔 사랑에 눈뜨게하는 "여우"를 만나고, 40대엔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사막에서 마주친 조종사"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참 안타까운 건 "연인"을 만나는 것보다 "스승"을 만나기 어렵고, "스승"을 만나기 보다 "세상"을 만나기가 정말 어렵다. 점점 '관계맺음'의 기술이 늘어야 하니까.
그 관계들이 늘어가면서 '나' 자신을 사랑(이해/용서)하고 '너'를 사랑(이해/용서)하는데 능숙(?)해질텐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의 반대말은 외로움이라 생각한다.
<어린왕자>에서 줄곧 말하는 것은 사막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어떤 것을 길들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사랑하라는 거다.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발췌)
혹시 지금 사무치게 외로운가?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럼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라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외로움을 벗고 사랑하고 싶어질 것이다. 행복해질 것이다.
그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