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이용해 약물 효소반응을 촉진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남대학교 생명과학기술학부 윤철호 교수팀은 최근 ‘빛(light)으로 cytochrome P450 효소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플랫폼(platform)’을 개발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 cytochrome(시토크롬): 세포의 산화 환원에 작용하는 색소 단백질
윤철호 교수가 교신저자로, 전남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차건수 학생이 주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영향력 지수 11.336 / 2015년 1월12일 발행)‘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이 학술지는 독일화학회에서 발행하며, 화학 분야에서 국제 최정상급 전문 학술지로 알려져 있다.
* 논문명: ‘Cofactor-Free Light-Driven Whole-Cell Cytochrome P450 Catalysis’
(조효소 없이 빛으로 촉매되는 전세포 시토크롬 P450 반응)
Cytochrome P450 (P450) 효소는 약물 및 호르몬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생리작용을 하는 물질로, 사람들에게 투여되는 약물의 75% 이상이 이 효소에 의해 대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신약개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다. 사람과 동물·식물·미생물 등 거의 모든 생물체에 존재하며, 현재까지 2만5,000 종 이상의 유전자가 발견됐다.
단일산화효소(monooxygenase)인 이 P450 효소가 촉매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환원효소로부터 전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때 촉매역할을 하는 조효소(cofactor)의 전달물질인 NADPH의 높은 가격 때문에 P450 효소의 산업적 활용이 제한됐다.
연구팀은 따라서 NADPH 대신 감광제(photosensitizer)로 염료인 ‘eosin Y’를 사용하는 ‘전세포 광-생촉매(whole-cell photo-biocatalysis)’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즉, 값싼 염료인 eosin Y에 빛(light)을 쪼여 효소반응을 촉진하고, 값비싼 대사물질(metabolites)을 생산한다는 원리이다.
윤철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cytochrome P450 효소반응을 이용한 신약 후보물질 및 기능성 소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윤 교수팀이 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시스템합성농생명공학사업단)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