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김재기 교수
‘해외서 유치원생도 광주학생독립운동 후원’ 확인
쿠바 거주 100세 주미엽 할머니
전남 해남출신 아버지·큰 오빠도
“일가족이 독립운동…서훈 필요”
해외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후원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일곱 살배기 유치원생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전남대 김재기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전라남도의 ‘세계 속의 전라도인 독립운동가 발굴’사업을 위해 지난 3월 쿠바 하바나를 방문해, 광주학생독립운동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고 이를 지지하며 특별후원금 10전을 낸 주미엽 할머니(1923년생. 100세) 사례를 확인했다.
주미엽 할머니는 일곱 살이던 1930년 2월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쿠바에까지 알려지고, 대한인국민회 쿠바지방회(회장 박창운)가 지지대회와 함께 후원금 모금에 나서자, 아버지 주한옥(전남 해남 출신), 오빠 주희열과 함께 대회에 참석하고 후원금을 냈다.
이같은 사실은 쿠바 마탄자스에서 특별후원금을 낸 성인 33명과 민성국어학교 학생 21명의 명단과 후원금액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된 대한인국민회 기관지 신한민보 1930년 2월 27일자에 게재된데서 확인됐다.
주미엽 할머니는 또 성인이 돼서는 쿠바 대한여자애국단(1938년 창설)에 가입, 이 단체의 설립 취지대로, 가정의 일용품을 아껴 마련한 후원금을 임시정부에 보내 외교선전·군사운동 등에 사용하도록 했으며, 일화(日貨) 배척과 부녀자들의 독립사상 고취 활동을 함께 펼쳤다.
이와함께 김재기 교수는 주 할머니의 부친 주한옥도 1920년대 중반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인구세, 의무금, 의연금, 광복비, 외교비 등 80여 차례나 각종 독립운동 자금을 냈고, 큰 오빠 주희열(1921년생) 또한 3.1기념금(신한민보 1935년 4월4일자)을 비롯해 1945년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광복군후원금 등을 납부하는 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을 후원한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김재기 교수는 “코 묻은 돈으로 독립운동을 후원한 21명의 어린이와 이들이 성장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서훈 추서 등 예우해야 한다.”며, “특히 고령의 주미엽 할머니를 광복절이나 학생독립운동기념일에 초청해 서훈 전수와 아버지 고향 방문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기 교수는 이같은 발굴성과를 6월 30일 오후 전남대 도서관 정보마루에서 국가보훈부와 (사)재외한인학회 주최로 열리는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