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해를 정리하고 다른 해를 맞는다. 자연 현상이야 제 알아서 돌고 도는 것인데, 사람은 가진 시간이 유한하니 지는 해가 아쉬울 수 밖에. 더욱이 이렇게 연말연초가 되면,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흐른다고 느껴진다. 항상 같은 캠퍼스지만, 이렇게 해가 바뀌는 때면 사람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진다. 취업을 위해, 더 나은 내년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위해 준비하는 이들로 분주하기 때문이다. 이 즈음의 캠퍼스를 표현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 용지를 찾았다. 지는 해를 보며 살아온 1년을 되돌아보고, 살아갈 1년을 계획하는 게 보통이다. 마침 우리 대학엔 용지라는 호수도 있어 석양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엔 제격. 아름다운 석양을 카메라로 담으려면 고려할 것이 많다. 우선 날씨가 뒷받침을 해주어야 하니 날씨 관찰이 필수. 너무 흐려 해가 보이지 않거나 황사나 스모그가 많아도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없다. 더욱이 겨울엔 해가 일찍 서쪽으로 넘어가 적절한 장소와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바람이 약간 있어 맑거나 그러면서 많지 않은 구름이 있다면 맑고 둥근 해와 황홀한 황혼빛을 만나 똑딱이에 담을 수 있다. 컴팩트 카메라로도 일몰을 잘 찍을 수 있다. 우리같은 초보자들은 쉽게 오토나 프로그램모드(P)를 활용하면 된다. 이때 렌즈를 태양광이 가장 밝은 곳부터 태양광이 덜한 곳까지 옮겨가며 촬영해본다. 빛이 강한 곳에 초점을 두면 전체적으로는 어두우면서 태양빛은 살아나 훌륭한 역광사진이 된다. 반면 햇빛이 약한 주변 피사체를 중심으로 찍으면 해는 뭉개지고 평범한 사진이 나온다. 일출 또는 일몰 사진을 찍을 때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전경(前景)을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수평선에 떠오르거나 지는 또렷한 해를 찍는 것도 좋은 촬영법이지만 밋밋하다. 흔히 일출이나 일몰 사진을 보면 해 앞에 배나 바위, 나무 등을 걸쳐두고 찍은 것을 볼 것이다. 이런 것들을 가리켜 전경(前景)이라고 한다. 핵심 피사체는 태양이지만 그 태양의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것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전경이 있음으로 해서 거리(원근감)와 깊이, 면적을 느끼게 해주고 사진의 밋밋함을 덜어준다. 풍경사진에서는 매우 중요한 촬영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아무것이나 앞에 두면 메인 풍경이 죽는다. 전경이 너무 크거나 지저분하면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예로 든 작은 사진을 보자. 왼쪽 사진은 똑같이 석양을 찍었는데 오른 편에 약간의 수양버들 가지를 배치했다. 반면 오른쪽 사진은 사진 한 복판을 전경(버드나무 가지)이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다. 찍고자 하는게 일몰인지 나무인지 구분이 안되고 보기도 지저분하다. 전경은 주 피사체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